세구리의 모험

세구리가 본 영화 '아들'

감상소감/영화를 본 소감



아들 (My Son, 2007)

 

지금 포스터를 보니 장진감독이군.

장진감독을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후반기 작품들은 다 마음에 든다.


아들.

나에게는 참, 크게 느껴지는 단어.

딸만 둘 낳고 살다가 아들 욕심에 없는 살림에 자식을 세명이나 나은 나이기에... 아들이란 단어는 아버지. 어머니. 그다음으로 가슴 뭉클한 단어다.

아들
감독 장진 (2007 / 한국)
출연 차승원,류덕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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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긴것도 잘생겨서 주위사람들이 자식들이 하나같이 다 이쁘다는 말을 들으며 칠칠맞게도 상당히 흡족해 하고 있는 팔불출 아빠지만, 아들을 보고 있노라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진다.

여기서까지 아들 자랑을... 뭐, 누가 볼것도 아니고 혼자 즐기는데 상관은 없지만, 그래도 역시 팔불출 아빠는 어쩔수 없는가보다.

이렇게 글로 애들 사랑한다고 쓰느니 애들에게 사랑한다 한마디 해주면 좋으련만, 뭐가 부끄러운지 그 말은 쉽게 할수가 없다.

최대의 애정표현은 아빠닮아서 이쁘다. 잘생겼다 정도니...

 

영화 이야기로 돌아가자.

영화는 좋은 시나리오를 가지고 탄생했다.

조금은 정적인 영화같은 느낌이 들지만, 지루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잘만들어진 영화다.

 

보는내내 이거 캐스팅 미스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아들의 키가 아빠의 키의 반토막이다.

현실적으로 그럴수 있다고 해도, 영화에서는 어느정도 벨런스를 맞춰주는것도 좋으련만... 이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었다.

 

그런데 내 예상을 깨버리는 마지막 반전.

차라리 없었으면 더 좋으련만... 이란 생각을 지울수가 없다.

좋은 반전이기는 하지만, 좋은 재료로 좋은 요리를 다 만들었는데, 마지막에 소금을 몽창 쏟아 부어 짜게 만들어야 했을까?

 

아빠가 마지막에 아들과 헤어짐의 몸을 떨며 오열하는 장면에서 가슴 뭉클해져 눈가에 이슬이 맺힐때즈음에 느닷없이.

"근데, 내 아들 어딧니? 무슨일 있는거니?"

라는 생뚱맞은 대사로 내 머릿속을 순간 깊은 바닷속에 빠뜨려야 했는지...

 

그래도 반전으로서는 아주 훌륭했고, 나는 다시 한번의 반전을 기대했다.

현실적으로 아들은 아버지를 만나기 싫어했고, 친구에게 부탁을 했다. 그리고 친구가 아들 행새를 했다고...

 

마지막씬에 면회를 가짜 아들이 왔는데, 슬며시 문열고 들어 오는 진짜 아들이 나타나기만을 바랬고, 꼭 그렇게 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끝내 진짜 아들은 죽은것으로 처리되었다는 아쉬움을 떨칠수가 없다.

 

우리나라 공무원들 하는 일이 다 그렇지만, 아들이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 조차 알아보지 않고, 무기수에게 아주 소중한 외박 기회를 쓸때 없는 사람에게 줬다는 것도 너무 우습다.

 

한가지 더 아쉬운것은 자신의 어머니를 보살펴 주는 아들 친구에게 고맙다는 말 한마디 안한다는 것또한 아쉽다.

 

반전은 상당히 괜찮은데 너무 생뚱맞은 반전이기도 하다. 



 
2007년 7월 네이버 카페